작명

사랑의길 on 12/23/2020 11:24 AM

 

큰 아이의 출산을 기다리면서 진작

이름을 순 한글로 지어놓고 있었다.

그 시절 한글 이름이 대유행이었다.

‘해미르’란 이름으로 세상에 빛과

물 같은 존재가 되어라는 의미였다.

막상 출생신고를 앞두고 나는 왠지

두려움에 쫓겨 작명소로 달려갔다.

6년 뒤 둘째 딸아이를 가지자 다시

뱃속에서부터 꽃을 닮아 세상에 늘

기쁨을 주어라는 의미로 ‘꽃닮이’란

이름을 지어놓곤 의지를 태웠었다.

그러나 실패, 역시 작명소를 찾았다.

아이의 일생을 작명이 잘못돼 망쳐

놓을까 통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루카 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