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사랑의길 on 11/21/2020 02:12 PM

 

지아비 성철이 그렇게 출가를 했고

딸 수경마저 아버지의 길을 떠났다.

성철을 찾아가 딸을 돌려달라 악을

써 애원했지만 쳐다보지도 않았다.

눈이 오는 밤이면 달이 밝은 밤이면

딸이 너무 그립고 너무 보고 싶었다.

소쩍새처럼 애를 끓이던 이덕명은

가지산 석남사의 딸를 찾아 나섰다.

마지막 인사를 받은지 10년, 그사이

수경은 딸이 아닌 불필 스님이었다.

찬바람이 일며 한치 곁도 주지 않자

어미는 눈물 바람으로 돌아설밖에.

“내가 낳았지만 독사보다 지독하다.”

세속은 윤회요,  출가는 해탈의 길.

부녀에게 혈육은 전혀 무의미했다.

한 많은 세월 이덕명도 인과응보와

윤회의 법문을 듣고 마음이 동했다.

마침내 계를 받은 일휴 스님, 깨끗이

부부와 딸이라는 속가의 연을 끊고

불가의 도반으로 다시 연을 맺었다.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마태 1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