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

사랑의길 on 11/10/2020 10:51 AM

 

미국 생활을 막 시작하면서 이곳

사람들이 별것도 아닌 일을 두고

서로 고맙다, 천만에요 입에 발린

말을 하는 게 낯간지러워 보였다.

즉 마켓에서 손님이 물건을 골라

카운터 위에 올려 놓으면 캐셔가

“Thank you.” 손님은 돈을 내밀며

"You're welcome." 돈을 받으면서

“Thank you.” 물건을 받는 동시에

"You're welcome." 이렇게 서로가

쓸데없는 말을 주고받더란 것이다.

남이 나를 몰라줄까 먼저 생색내는

문화에 쩔어 있다가 아하! 알았다.

여기 사람들 하찮은 일 하나에도

고마움(Thank you)의 표현은 내게

뭘 당연한(You’re welcome) 거죠,

우아한 겸손의 기회를 주는 거구나.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루카 1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