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치

사랑의길 on 11/17/2020 07:26 PM

 

친일문학론을 쓰며 일생을 친일

반민족 행위자 연구에 헌신했던

임종국(1929-1989) 선생은 학병

지원 연설을 한 아버지의 자료를

발견하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아버지! 이름을 빼고 쓸까요?”

“아니다, 넣어라. 내 이름이 빠진

책이면 그 책은 죽은 책이니라.”

아버지 임문호는 망설임 없었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겠습니다.”

오늘 로마 제국의 앞잡이로 찍힌

자캐오가 염치를 드러내고 있다.

염치 없음은 분노로 이어지지만

염치 있음은 그대로 감동인 것을.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루카 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