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사랑의길 on 03/01/2021 08:55 PM

 

1986년 여름날 뉴욕의 경찰관 스티븐은

센트럴파크에 들어서자 떼를 지어 놀다

도망가는 한 녀석을 뒤쫓아가 붙잡았다.

당시 15세였던 녀석은 뒤로 돌아서 그의

머리와 목에 세 발의 총을 쏘고 달아났다.

48시간 동안의 수술과 처치로 의료진은

모든 이의 예상을 뒤엎고 그를 살려냈다.

그러나 목을 관통한 총알은 척추에 닿아

팔과 다리를 못 움직일 뿐만  아니라 산소

호흡기 없이는 숨을 쉴 수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스티븐 부부는 기자회견을 자청,

소년을 용서하였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척추에 박힌 총알보다 가슴속에 자라는

복수심이 더욱 끔찍하게 느껴졌습니다.

분노는 감정 낭비란 사실을 알았습니다.

물론 힘들지만 그날이 떠오르면 ‘용서한

걸 후회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달랩니다.”

주머니 속 먼지만 한 분노도 털지 못하는

내게 용서란 여전히 강매당하는 느낌인데.

 

“용서하여라.

그러면 용서받을 것이다.”(루카 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