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사랑의길 on 02/19/2021 07:04 PM

 

죽어서 입을 수의(壽衣)를 3년마다 드는

윤달에 미리 지어놓는 한국 풍습이 있다.

윤달은 공달이라 부정을 타지 않는다나.

팔자 좋고 장수한 노인을 모셔 바느질을

맡기고 저승길 걸리지 말고 편안히 가란

뜻으로 솔기 중간 실매듭을 하지 않는다.

수의의 가장 큰 특징은 두루마기나 바지

저고리 어디에도 주머니가 없다는 거다.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 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돌아가라는 의미이다.

이 주머니 없는 수의를 입는 마음, 이게

바로 단식하는 이의 진정한 모습 아닐까?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이사 5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