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사랑의길 on 08/19/2020 08:12 PM

 

서울 북한산 비봉에 올랐을 때

맨 몸으로 올랐어도 힘든터라

신라 진흥왕 순수비를 만지며

동행 선배에게 한마디 던졌다.

“이 비석을 누가 옮겼을까요?”

“그야 일당쟁이들이 옮겼겠지.”

선배의 말에 그만 빵터졌었다.

알고보니 1972년 원본 비석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관했고

그 순수비는 레플리카(모조품)

인데 이전설치를 당시에 국영

기업인 ‘대한통운’이 맡았었다.

신라시대나 1970년대 그때나

큰돌 운반이 일당받는 이들의

노역으로 이루어졌을 터인데

오늘 복음 맨 나중에 온 포도밭

일꾼처럼 선한 감독을 만나서

후하게 셈한 일당을  받았을까,

가면 갈수록 인간 노동가치가

절하되는 요즘 괜한 걱정이다.

 

“후하다고 시기하는 것이오?”(마태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