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관

사랑의길 on 08/20/2020 04:51 PM

 

신혼초 데레사와 함께 고향의

종중 종손이신 팔촌 형님댁을

방문했을 때 형님께선 우리를

굳이 기다리게 하고 돌아서서

양말을 신고 잠바를 걸치시며

“의관은 못갖춰도”하지 않는가.

윗옷과 갓을 뜻하는 의관이란

유교전통의 정식으로 남자가

갖추어 입는 옷차림을 말한다.

그때 당신의 딸보다 한참 어린

제수씨 데레사와 첫대면이라

서로 맞절을 올린다는 형님의

예법 앞에 여름휴가철 반바지

차림새가 많이 부끄러웠었다.

오늘 혼인 예복을 갖추지 않아

잔칫방에서 쫓겨나는 손님을

보면서 주님께 올리는 미사와

전례예절 때 내적외적 의관을

더욱 갖추어 소홀함이 없기를.

 

“새 마음을 주고

새 영을 넣어 주겠다.”(에제 3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