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한인성당의 사목과제

하와이성당 on 07/25/2010 02:49 PM

천주교 하와이 한인성당의 사목과제

 

I. 개요.

A. 이 문서는 2010 4 10일에 있었던 대전교구 유흥식 라자로 주교님과 호놀룰루교구의 래리 실바(Larry Silva) 주교님의 토론내용[1]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B. 지난 10년 동안 성 비오 10세 성당에서 활동하는 한인 가톨릭 공동체(이하 KCC)는 두 주교님의 격려 속에서 호놀룰루교구 내의 모범적인 공동체로 성장해왔습니다.

C.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하와이의 한인에 대한 복음화율은 현저히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며, 본 문서는 이에 대한 문제를 파악하고 바람직한 해결방향을 제시하고자 작성되었습니다.

1. 2000년 기준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인구는 1,076,872명이었으며 2010년에는 그 수가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 있는 한인 가톨릭 신자 수는 87,138명으로 전 한인 중 4.5% 정도밖에 되지 않는 숫자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미주 한인의 수가 두 배로 늘었음에도 가톨릭 신자 수는 늘지 않고 있습니다.

2. 현재 하와이의 한인인구는 40,000여 명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그 중 가톨릭 신자는 약 600명으로 한인인구의 약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전미 한인 가톨릭 신자비율에 비교해볼 때도 3분에 1밖에 안 되는 것으로 우리에겐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3. 현재 미국에는 4,103개의 한인 개신교 교회가 있지만, 가톨릭 공동체는 겨우 176개에 불과하며 그중에서도 69개는 상주하는 사제가 없는 실정이며, 현재 호놀룰루에는 개신교 교회가 52개인 반면, 가톨릭 공동체는 하나뿐인 실정입니다.

D.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 하와이 한인 가톨릭 공동체가 앞으로 성공적인 복음화를 이루어나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주요 사목과제의 해결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1. 한인 신자를 위한 자체 성전 필요성.

2. 노인을 위한 양로시설 필요성.

3. 청소년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목적 배려

 

II. 한인 신자를 위한 자체 성전의 필요성.

A. 대부분의 한인 이민자는 지역사회의 비주류이고, 제도권 밖에 있으며, 무기력한 존재라는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주류 사회의 정치나 상업적인 무대에 참여하는 것에 많은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재산 소유를 통해서 자신들의 삶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이민자생활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B. 이민자가 모인 교회는 같은 문화권을 가진 이민자들에게 서로 어울리는데 편리한 시간과 장소를 마련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모임과 대화를 통한 신자 간의 교류는 매우 중요하며 이민자 신앙공동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의 하나입니다.

C. 한인 신자에게 성당 건물은 아주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한국에 천주교가 전래된 처음 100여 년 동안 가톨릭 신자들은 심한 박해를 견디며 나아갔습니다. 그러므로 성당을 짓고 신부를 모시는 일은 그들에게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한국인들은 성당을 "짓는다"라는 표현보다 "봉헌한다"는 말을 사용할 정도입니다. 이러한 전통은 하와이 한인공동체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인 신자에게 특히 더 강합니다.

D. 한인 신자들은 하와이 내의 다양한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므로, 함께 모일 수 있는 편리한 장소와 시설이 필요합니다.

E. 현재와 같이 로컬 본당에 소속되어 함께 본당과 시설을 나눠 쓰는 형태로는 한인 신자의 전교와 성장에 필요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교구의 목표 또한 성취할 수 없습니다. 이런 방법으로는 한인 신자들을 신앙의 삶으로의 통합시키기보다 이미 사회에서 느끼는 소외감을 성당 안으로까지 확대시킬 뿐입니다.

1. 권리는 없는 의무에 대한 서운함 : KCC 공동체의 신자들은 교구와 로컬 본당에, 두 배의 납세의무를 져야 한다고 느낍니다. (예를 들면 교구 캐피탈 캠페인은 독립본당차원으로 참여해야 하면서도 매달 모 본당에 월세를 내야 함)

2. 세입자 심리 : 현재 KCC가 모 본당과 맺은 관계는 신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본당이라는 의식보다 세입자라는 느낌이 들게 하고 있습니다. 장소 사용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음으로 인하여 필요한 때에 사용할 수 없음은 한인 신자에게 교구의 뜻과는 달리 우리 본당이라는 소속감이나 애착심을 못 느끼게 합니다. 한편, 문화적인 정서로 볼 때 한국인은 세 들어 산다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로 여기며, 이것은 하와이 한인사회에 대한 공동체의 복음화 노력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매년 50명의 새 신자가 세례를 받고 있음에도 KCC의 전체 신자 수는 별로 늘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3. 환대받지 못하는 환경 : 성당은 이민자에게는 정체성을 부여하고 서로 가족 같은 정을 나눌 수 있는 보금자리 같은 곳입니다. 종교는 정신적인 문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이민자에게는 종교단체에 참여함으로써 많은 사회적, 경제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그러한 곳이기도 합니다. 교회는 이민자에게 집이나 일자리를 찾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고, 영어를 가르쳐주거나 시민권 취득절차 등을 포함하는 미국의 제도나 행정절차에 대한 이해를 돕고, 미국에서 태어난 2세를 양육하는 데에 대한 상담, 어린이를 위한 특별한 종교적, 교육적 프로그램을 제공, 신용조합 운영 등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영원한 이방인이라든가 소외된 자라는 이미지는 많은 2세 한인들을 당황스럽고 지치게 합니다. 개신교 교회들은 종종 그들 자신만의 건물을 가짐으로써 이러한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F. 지난 2010 5 11, 한국의 해외이주 사목위원회의 위원장 이병호 빈첸시오 주교님과 미국 가톨릭 주교협의회(USCCB)의 오스카 솔리스(Oscar Solis) 주교님과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두 분께서는 재미 한인 신자의 복음화 추세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의견을 함께하셨으며, 이 주교님께서 미국의 한인공동체에 보다 계획적인 복음화 노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방법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솔리스 주교님과 나누셨습니다. 이 주교님께서는 "선교활동에서 한국선교사들은 한국이든 그 밖의 나라에서든 눈부신 성과를 올리고 있는데, 만약에 미국에 있는 주교님들이 한국인의 독특성에 대해서 인식하고 그들에게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여 한국인의 선교정신을 북돋아준다면, 그들은 놀라울 정도의 복음화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워싱턴, 볼티모어, 뉴어크(Newark), 랄리(Raleigh), L.A., 샬럿(Charlotte), 시카고, 오렌지 등을 포함, 많은 미 본토의 교구에서 한국인의 독특성에 대한 이런 요구에 벌써 응답을 하고 있습니다.

G. 미국 로컬 본당의 일원으로서, 한인 신자들은 지난 30년간 불편함과 소외감을 느껴왔으며, 이러한 것들이 한인 자체성당에 대한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우리 대 그들"이라는 이러한 감정은 계속될 것이며 이것은 주교님에 의해서만 해소될 수 있을 것입니다.

 

III. 노인을 위한 양로시설의 필요성

A. 호놀룰루의 한인 사회에 노인의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며, 현재 KCC 신자의 70%가 노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B. 노인을 잘 보살피는 것은 한국인 자녀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우선하는 것으로 이것은 교회의 복음전파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C. 현재 KCC는 노인들에게 적절한 양로시설을 제공하는 것에 대한 심각한 필요성에 직면해있습니다. 현재 호놀룰루의 한인 노인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노인아파트나 양로시설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1. 대부분의 한인 노인은 이중언어 구사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2. 김치 같은 독특한 음식문화를 가진 한국인에게 한식은 양로시설과 함께 한인 노인들에게 필수적입니다.

3. 은퇴 초기에 있는 분들에게 지속적인 교육이나 기술을 배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절실합니다.

4. 한국인의 생활문화방식을 잘 이해하고 도울 봉사자가 더 많이 필요합니다.

D. 사목적 배려 및 복음전파 노력의 일환으로써, KCC는 이러한 특별한 사목 분야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려 합니다. 이미 본토에 있는 많은 한인공동체가 이와 같은 노인 사목을 하고 있습니다.

1. 워싱턴 대교구의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과 발티모어 대교구의 103위 한인순교자 성당은 벌써 본당 부지 내에 고령자 아파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여러 해 전, 대교구의 지원으로 대규모 부지를 구입하였으며 연방정부의 재정지원 아래 아파트를 지었습니다.

2. 필라델피아 대교구의 성가정 본당은 한인 종교 단체와 협력하여 약 20년간 양로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L.A.와 워싱턴 DC.에도 하나씩의 시설이 있습니다.

 

IV. 청소년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목적 배려

A. 젊은이는 교회의 미래이기도 하지만 현재이기도 합니다. 가톨릭교회는 교회에서 자랐지만 감동받지 못한 채 조용히 떠나가는 젊은 2세대들에게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러한 일들이 종종 간과되기도 합니다.

B. 이러한 젊은 층들은 이민 1세들의 인종적으로 고립된 분위기를 견디기 어려워하며 그들 중 일부는 이민자교회가 현재 여러 문화가 공존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들이 영적으로 성장하는데 부적절하고, 문화적으로 답답하며 부실한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C. 부모와 자식 간에 세대차이에서 발생하는 문화적인 갈등이 젊은 한인들에게 정신적, 실천적 문제를 일으키는 주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부모의 권위주의적인 양육방식은 자녀에게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때론 반항으로 이어지기며, 부모와 자식 간의 문화적, 언어적 격차가 커질수록 더 심각해집니다.

D. 3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미국의 한인공동체 중에 아직 단 한 명의 사제도 배출하지 못한 유일한 곳이 현재 하와이 한인공동체입니다.

E. 이러한 문제들은 젊은이를 위한 교육 및 봉사 등에 책임이 있는 모든 사람의 협력이 필요하며, 종교교육 및 신앙형성, 리더쉽 계발, 가족중심의 기도생활 및 다양한 사회복지 서비스에 집중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시설과 훈련된 봉사자들이 요구됩니다.

 

V. 결론.

A. KCC 신자들은 온화한 기질을 가지고 있지만, KCC의 성장에는 열정적인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B. 교구차원에서의 이해와 긍정적인 사목적 배려는 KCC가 교구 내의 모범적인 신앙공동체로 자라나는 데 큰 힘과 격려가 될 것입니다.

C. 많은 사람이 '한국사람은 돈이 많다.'라는 오해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인이 다른 나라 이민자와 봉헌에 대한 그들의 태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종교의 분립이 미국과 한국에 비해 뚜렷하지 않은 유럽과 라틴 아메리카의 이민자들은 봉헌액수에 특별한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반면에 한국 신자는 교회에 더 많은 액수의 봉헌을 하려는 좋은 마음을 갖은 것이지 다른 이민자들보다 부자이기 때문에 봉헌을 많이 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좀 희생하여 복음화를 위한 좋은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면, 얼마든지 협조할 준비가 되어있는 분들 입니다.

D. KCC는 보다 더 계획적으로 복음을 전파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신자가 더 이상 교회에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지난 30여 년 동안에 걸친 KCC의 복음전파에 뚜렷한 미래상이나 열성이 부족했던 것에 기인한다고 생각됩니다. 교구 및 주교님의 지원이 그들의 열성을 되살아나도록 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E. 주교님의 사목 비전과 배려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저희 KCC는 순명과 존경의 마음으로 목자이신 주교님을 더 잘 따를 것입니다.



[1]  우리 공동체의 문제점을 유라자로 주교님을 통해 래리실바 주교님께 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