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정

사랑의길 on 04/07/2020 02:19 PM

 

장사익의 절창 ‘꽃구경’은

어떤 모자의 고려장 얘기이다.

봄날 꽃구경 간다고

좋아라 아들 등에 업힌 어머니

마을과 들을 지나

산자락 휘돌아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봄구경 꽃구경 눈감아 버리고

한 움큼 한 움큼

길바닥에 솔잎을 뿌린다.

“어머니, 지금 뭐하시나요?”

“아들아, 아들, 내 아들아.

너 혼자 돌아갈 길

헤멜까 걱정이구나.”

오늘 최후의 만찬,

제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심정이 바로

솔잎을 뿌리는

모정(慕情) 아니셨을까?

먼데 올리브 산 석양이

솔가지에 걸린 마지막 날.

 

“얘들아, 내가 너희와

함께 있는 것도 잠시 뿐이다.”(요한 13,33)